수족냉증과 레이노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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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1-08-25 19:44 조회 30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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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냉증과 레이노병

 

우리나라의 경우 20~40대 여성들 가운데 추위에 민감하고 손발이 차며 아랫배도 차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긴장을 하면 손발에 땀이 흥건하게 젖는 다한증을 앓는 경우도 땀이 식으면서 손발의 열을 빼앗아 달아나기 때문에 손발이 항상 차갑고 기분 나쁘게 축축하다.

 

수족냉증의 원인과 다양한 질환들

수족냉증이 생기는 근본적인 이유는 자율신경 문제로 긴장도가 높고 손발의 말초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것이 원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심장 온도가 38정도로 비슷하지만 수족냉증은 심장의 열이 혈관을 타고 오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말초혈관이 쉽게 수축해서 혈액의 따뜻한 열을 전달받기가 어려운 것이다. 보통 손발의 온도는 약 29인데, 수족냉증 환자는 이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평소 항상 그러니까 혹은 체질이니까 하고 손발이 찬 것을 내버려 두다가 병을 키우기도 한다.

 

손발이 차다는 증상은 심각한 징후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피부가 굳어지는 피부경화증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그리고 말초동맥이 막혀서 살이 썩어 들어가는 동맥경화증이나 버거씨병의 경우도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 손끝이나 발끝이 차갑게 느껴지는 것이다. 손가락이나 발가락 부위의 색이 충혈되면서 푸르스름하게 변하거나 걸을 때 근육통이 나타나면 가능성은 높아진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경우에도 열을 발생해주는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부족해 수족냉증을 동반한다.

 

극심한 수족냉증은 레이노드병을 의심

특히 조심할 것이 일반 수족냉증과는 달리 혈관의 기질적인 문제를 보이는 레이노병이다. 레이노병은 손발이 차가운 증상을 호소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프랑스 의사 레이노(Raynaud)가 처음 보고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보통 수족냉증이라고 말하는 손발이 심하게 찬 경우도 레이노병일 가능성이 있다. 레이노병은 단지 체질적으로 몸이 찬 경우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심한 증상으로 볼 수 있다. 수족냉증의 경우를 기능적인 문제로만 본다면 레이노병은 기능적인 측면에 더해 기질적인 문제까지 가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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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노병 환자의 손○

  

레이노병은 날씨가 춥거나 차가운 자극을 만나면 손발로 가는 혈관이 경련을 일으켜서 수축하면서 일시적으로 혈액이 완전하게 차단되기 때문에 손발에 냉증이 나타난다. 손발 양쪽에 대칭으로 동일하게 나타난다. 더불어 혈액이 전혀 공급되지 않는 혈관 쪽 피부는 색이 창백하고 하얗게 질리며 푸르스름하게 변한다. 그러다가 따뜻하게 해주면 갑자기 혈관에 혈액이 과도하게 모이면서 충혈이 되고 통증도 나타난다. 심한 경우는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부분이 괴사하면서 궤양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경우 궤양을 낫게 하는데도 거머리요법이 도움이 된다.

 

레이노병과 레이노현상

증상이 있다고 모두 레이노병은 아니다. 특정 증상이 이 병과 관련이 된다고 의심되는 경우는 레이노현상이라고 하고, 원인이 확실하게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증상만 보이는 경우를 레이노증후군이라고 한다. 원인이 파악이 되면서 고질적인 증상이 심한 경우를 레이노병이라고 확정한다. 피아노를 치거나 드릴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스트레스만으로도 증상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 자체로 문제가 되는 일차성 레이노병은 대부분 젊은 여성으로 전체 환자의 70% 정도에 해당한다. 다른 면역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이차성 레이노병은 주로 나이가 많은 환자들이고, 루프스나 류머티즘과 같은 질환과 합병이 되어서 증상이 훨씬 심하고 복잡하게 나타난다. 진단은 다른 질환이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혈액검사를 하고,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때는 한랭유발검사를 하는데, 찬물에 손을 넣었다가 빼낸 뒤에 체온이 회복되는 속도를 체열측정기로 관찰하는 것이다. 그리고 손톱 뿌리에 있는 모세혈관을 현미경으로 관찰해도 레이노병을 진단할 수 있다. 이 경우 특징적으로 모세혈관이 두껍고 끝부분이 성냥개비처럼 부풀어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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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모세혈관과 레이노병 모세혈관○



레이노병의 한방치료

여러 원인 중에 자율신경과도 관련이 있다. 레이노병의 경우 심리적인 상황이나 외부 자극에 의해 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반응하여 말초혈관을 비정상적으로 수축시키는 것이 문제가 된다. 따라서 한약처방 또한 자율신경실조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약물을 처방한다. 양방에서도 교감신경을 절제하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또한 말초혈관을 확장시키는 한약을 처방한다. 말초혈관을 확장시켜서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작용으로 수족냉증과 레이노병에 모두 효과가 크다. 레이노병을 치료하는 약재들은 대부분 따뜻한 기운을 가진 게 많아서 체질적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외부의 찬 자극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준다. 치료 효과도 좋다. 그러나 마황(麻黃)은 교감신경을 흥분시켜서 말초혈관을 수축시킬 수 있어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만약 레이노병에 의해서 손가락 끝에 궤양이 생겨서 낫지 않는 경우는 거머리요법이 특효가 있다.

 

스트레스와 같은 심한 긴장감도 교감신경을 흥분시키기 때문에 마음을 이완시키는 명상이 도움이 된다. 항상 손발은 따뜻하게 하고, 겨울철에는 장갑을 잘 착용하고, 양말도 따뜻하게 신는다. 먹는 것은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 먹지 않고, 찬 음료나 아이스크림 등도 피한다. 담배와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와 같은 음료도 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